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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역대 득점왕 전술 비교 (포워드 유형별 분류)

by 신나게보는 월드컵 2025. 5. 21.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가장 큰 무대입니다. 그중에서도 득점왕은 단지 골을 많이 넣은 선수를 넘어, 당대의 전술 흐름과 포워드의 역할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시대에 따라 포워드의 스타일은 ‘클래식 피니셔’에서 ‘전천후 멀티 플레이어’로 변화해왔고, 그에 따라 득점 방식도 다양해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역대 월드컵 득점왕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각 선수들이 활약했던 전술적 배경과 현대 축구에 미친 영향을 함께 분석합니다.

월드컵 득점왕 전술
월드컵 득점왕의 진화

클래식 피니셔 vs 멀티 플레이어: 시대별 포워드의 진화

초기 월드컵에서는 ‘골 넣는 기계’가 최상의 포워드로 평가받았습니다. 1950~1970년대의 포워드들은 대개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력을 발휘하는 클래식 스트라이커 유형이 많았고, 패스나 압박보다 ‘한 방’이 중요했습니다. 헝가리의 푸스카스, 독일의 게르트 뮐러는 작은 움직임과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짧은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클래식 피니셔였습니다. 당시의 전술은 4-3-3이나 WM포메이션 중심으로, 공격수가 박스 안에서 기다리다가 기회를 잡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부터 축구는 점점 속도와 조직력을 강조하게 되면서, 단순한 피니셔보다 공간 창출과 연계 플레이가 가능한 포워드가 각광받기 시작합니다. 이탈리아의 파올로 로시나 브라질의 호마리우는 단순히 골을 넣는 것을 넘어서, 드리블, 침투, 수비 라인 붕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창출한 유형입니다. 특히 호마리우는 짧은 순간에 속도를 붙여 수비수의 균형을 깨고 마무리하는 ‘순간적 폭발력’을 바탕으로 플레이했고, 이는 현대 축구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모델입니다. 2000년대 이후로는 포워드가 전방 압박, 연계 플레이, 탈압박, 후방 지원까지 요구되는 멀티 플레이어형으로 진화합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 토마스 뮐러, 해리 케인 등은 직접 마무리도 하지만, 미드필더와 수비의 연결 고리로서 전술적 역할도 수행하며 팀 전체의 리듬을 조절합니다. 특히 토마스 뮐러는 ‘스페이스 인터프리터(공간 해석자)’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능력이 탁월했고, 포지셔닝 하나만으로도 수비를 흔들며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결국 시대가 흐를수록 포워드의 정의는 단순한 ‘득점자’에서 ‘전술적 플레이어’로 확대되고 있으며, 득점왕 역시 단순히 골 수가 많은 선수보다는 ‘팀 전술에 가장 잘 녹아든 선수’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염두에 두고, 역대 득점왕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역대 득점왕 5인 비교: 팀 전술과 포지션 역할 분석

축구 역사상 월드컵 득점왕으로 기록된 선수들 가운데 스타일과 전술적으로 큰 특징을 지닌 5인을 선정해 비교해봅니다: 게르트 뮐러 (1970), 호마리우 (1994), 호나우두 (2002), 토마스 뮐러 (2010), 해리 케인 (2018). 이 선수들은 단지 득점왕일 뿐만 아니라, 당시 전술 시스템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1) 게르트 뮐러 (1970, 독일)
‘폭격기’라는 별명처럼 박스 안에서 거의 무조건 골로 연결하는 전형적인 클래식 스트라이커였습니다. 뮐러는 당시 4-3-3 포메이션에서 중앙에 위치해 있었고, 미드필더들이 볼을 배급해주면 이를 단 두세 번의 터치로 마무리하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헤딩, 오른발, 왼발 모두 가능한 완벽한 피니셔였으며, 볼 터치 횟수는 적지만 결정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팀 전술에서 뮐러는 ‘결정력의 중심’이었지, 연계나 빌드업의 주체는 아니었습니다.

2) 호마리우 (1994, 브라질)
빠른 스타트와 뛰어난 위치 감각을 바탕으로 라인 브레이킹에 능한 침투형 스트라이커였습니다. 브라질의 4-2-2-2 전술에서 호마리우는 베베투와 투톱을 이루며, 짧은 패스와 침투를 주무기로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수비가 견고한 유럽 팀들을 상대로도 순간적 속도 변화로 수비수를 따돌리는 장면이 많았고, 역습 상황에서 한 번의 볼 터치로 골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그의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개인 능력 기반의 창조적 공격수가 필요한 시대에 최적화된 인물이었습니다.

3) 호나우두 (2002, 브라질)
부상에서 복귀한 상황에서도 8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우승을 이끈 그는, 드리블과 골 결정력, 골대 앞 침착함이 뛰어났습니다. 브라질은 당시 3-4-2-1 또는 3-5-2 전술을 구사했으며, 호나우두는 최전방 원톱으로서, 리바우두와 호나우지뉴와의 연계 플레이 속에서 결정적인 마무리를 담당했습니다. 공격 전개에 참여하진 않지만, 골 결정 상황에서 보여주는 집중력과 슈팅 각도 조절 능력은 전설적인 수준이었습니다.

4) 토마스 뮐러 (2010, 독일)
‘스페이스 인터프리터’라는 별명이 상징하듯, 뮐러는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득점 기회를 창출했습니다. 당시 독일은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공격진의 자유로운 포지션 스위칭을 강조했고, 뮐러는 오른쪽 윙어처럼 배치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는 볼을 오래 가지고 있지 않지만, 정확한 타이밍의 침투와 2선 침투로 높은 결정력을 보여주며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5) 해리 케인 (2018, 잉글랜드)
클래식 스트라이커와 전술적 연계형 스트라이커의 중간에 있는 유형입니다. 케인은 상대 수비를 끌어당기고 후방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참여하며, 다시 전방으로 침투해 마무리까지 하는 ‘전술형 피니셔’입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3-5-2 전술 속에서 케인은 라힘 스털링과 함께 전방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팀 전술의 중심축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득점에는 페널티킥도 포함되어 있지만, 경기 내내 보여준 연계, 시야, 슈팅 정확도는 매우 뛰어났습니다.

현대 축구에서 살아남는 스트라이커의 조건은?

현대 축구에서는 스트라이커에게 단순한 ‘골잡이’ 이상의 역할이 요구됩니다. 전방 압박, 2선과의 연계, 드리블, 탈압박, 수비 가담, 포스트 플레이 등 다양한 기능을 소화할 수 있어야 최상위 리그와 대표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처럼 박스 안에서만 대기하는 피니셔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으며, 기술과 전술 이해도, 체력, 전방 위치 선정 능력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한 유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월드컵에서 득점왕이 되는 조건도 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마무리 능력만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팀 전술 안에서 ‘자기 위치를 활용해 주변까지 빛나게 할 수 있는’ 유형이 더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페널티킥을 유도할 수 있는 움직임’, ‘VAR로도 판정 유리한 행동’ 등까지 고려되는 시대가 되었으며, 이는 단지 개인 능력뿐 아니라 전술 내 존재 방식이 득점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월드컵 득점왕은 단순히 골을 많이 넣은 선수가 아닌, 당대의 전술 흐름과 팀 구조 속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축구가 더욱 전술화되고 기술 기반으로 진화함에 따라, 스트라이커 역시 계속 변화할 것입니다. 다음 월드컵의 득점왕은 어떤 유형일지, 어떤 전술 속에서 골을 만들어낼지 주목해볼 만한 이유입니다.